고양이는 겉으로는 튼튼하고 건강해 보여도 작은 환경 변화나 생활 습관 때문에도 잔병치레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고양이가 흔히 걸리는 질병과 그런 질병이 잘 걸리기 쉬운 환경이나 상황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 구강 질환 (치석·치주염) *
- 잘 걸리기 쉬운 상황
- 습식사료 없이 건사료만 먹고 치아 관리가 전혀 안되었을 때
- 나이가 들면서 치석이 쌓이게 되는 경우
- 사료 알갱이가 너무 작거나 부드러워 치아 마찰이 부족할 때
- 나타나는 증상
- 입냄새가 심해짐
- 침을 질질 흘리게 됨
- 딱딱한 사료를 먹지 못하거나 입에 넣었다가 흘리는 경우
- 관리 방법
- 정기 스케일링
- 덴탈 간식이나 칫솔질로 구강 위생 챙겨주기
사실 저는 아무것도 모르고 고양이를 키웠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에 대한 지식이 없었습니다.
저희 집 호두가 어느날 부터 입가에 피딱지를 붙이고 있고 늘어지는 가래 같은 침들을 입에 주렁주렁 달고 다니기 시작하더라고요.
물론 사료도 먹기 힘들어하고 아프기 시작하니 구석에 처박혀서 나오지도 않고 제가 봐도 너무 우울해 보였습니다.
동물병원 원장님 말씀으로는 고양이 치주염은 치석에 있는 균이랑 반응한다고 하셨던 것 같아요.
결국 아이가 너무 힘들어해서 고액의 비용을 주고 전발 치를 진행했으나 아이 상태가 따라주지 못해 송곳니 4개는 발치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그 후 스테로이드 주사를 주기적으로 맞고 있으나, 이것도 아이에겐 좋지 못하기에 이번에 새로 도입된 잇몸에 바르는 약을 시도해 보고 있습니다.
우리 가족의 시간과 모든 노력은 괜찮으니 제발 이번 약이 효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호흡기 질환 (고양이 감기, 허피스·칼리시바이러스) *
- 잘 걸리기 쉬운 상황
- 추운 날씨거나 찬 바람을 많이 맞았을 때
- 기초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을 때
- 좁은 공간에 여러 마리의 고양이들이 함께 지낼 때 (전염성있음)
- 나타나는 증상
- 재채기, 눈물, 눈곱이 많아짐
- 식욕이 떨어지고 무기력해짐
- 관리 방법
- 기초 백신 접종
- 실내 온도 및 습도 관리
- 증상이 보인다 싶으면 바로 병원가기 (만성질환으로 가는 것 예방)
저희 집 고양이들은 전부 길냥이 출신입니다.
길냥이들은 허피스가 아주 흔한 질병입니다. 전염성이 있어 한 마리만 걸려도 죄다 걸리거든요.
우리 쪼꼬는 마당에 키우는 알로기라고 부르는 고양이가 낳은 아이였습니다.
얘는 안될 애라고 생각했는지 자꾸 밖에 가져다 버리고 다른 아이들만 키우더라고요.
맞아요. 우리 쪼꼬가 바로 허피스였습니다. 죽을 것 같아서 집에 데려와 돌보며 병원을 다녔습니다.
죽을뻔한 위기를 넘기고 결국 살아나 지금은 온 집안을 부시고 있지만 아기 때 생긴 허피스는 만성질환이 되었습니다.
오른쪽 눈은 동공 반응도 없고 탁해지며 시력을 잃었고, 왼쪽 눈은 다행히 멀쩡합니다.
매일 콧물과 눈물을 달고 살고 코가 막혀 코로 숨을 잘 쉬지 못해 항상 입을 벌리고 숨을 쉽니다.
볼 때마다 항상 안쓰럽고 더 빨리 발견해서 고쳐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저처럼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겠지만 지금 아이가 건강하신 분들은 위 내용 참고하시어 건강하게 키우시면 좋겠습니다.
* 피부 질환 (진균, 벼룩, 알레르기) *
- 잘 걸리기 쉬운 상황
- 습하고 통풍이 잘 안되는 환경
- 다묘가정에서 서로 접촉이 많을 때
- 바닥이나 이불이 축축하거나 청결하지 못할 때
- 나타나는 증상
- 털이 빠지거나 원형 탈모가 생김
- 붉은 반점이 생김
- 심하게 긁거나 그루밍 함
- 관리 방법
- 원인별로 치료 (약용 샴푸, 향진균제 등)
- 습도 조절
- 정기적인 청소 및 환기
우리 깜둥이는 태어난 지 2-3주 된 것 같을 때 홀로 마당에 나타났어요.
우리 마당 길냥이중엔 새끼 낳은 냥이가 없는데, 어디선가 어미도 형제도 없이 혼자 나타났습니다.
바깥에서 청결하지 못한 곳에서 지내서 그런지 이마랑 꼬리에 제 엄지손톱만 한 원형 탈모가 있었어요.
병원에 데려가 치료하면서 약 발라주고 약먹이니까 생각보다 금방 없어졌고, 없어진 후로 2년쯤 지난 지금까지 재발은 없습니다 ^^
* 비뇨기 질환 (방광염·요로결석·FLUTD) *
- 잘 걸리기 쉬운 상황
- 물을 잘 안마심
- 건사료 위주 식단
- 이사,합사,환경 변화로 인한 스트레스
- 중성화 된 수컷
- 나타나는 증상
- 화장실은 자주가나 소변이 잘 안나옴
- 혈뇨 (분홍빛, 핏빛)
- 관리 방법
- 습식 사료로 수분 섭취 증가
- 자동 급수기 설치
- 스트레스 요인 최소화
- 상태가 심할 시 즉시 병원가기
물을 안 마시는 고양이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오죽하면 물 잘 마시는 고양이를 둔 집사는 조상에게 복 받았다고 할 정도니까요.
물총놀이로 입에 물을 쏘는 방법으로 먹이기도 합니다.
저희 집 냥이들은 다행히 셋 다 물 아주 잘 먹어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 비만 & 당뇨 *
- 잘 걸리기 쉬운 상황
- 실내 생활로 인한 활동량 부족
- 과한 간식
- 자유 급식 (사료량 미조절)
- 고연령
- 중성화 후 대사 저하
- 나타나는 증상 (비만)
- 체중 증가
- 근육의 무력감
- 나타나는 증상 (당뇨)
- 다갈 (심한 갈증)
- 다뇨 (소변증가)
- 관리 방법
- 체중 관리용 사료로 급여량 측정하여 먹이기
- 하루 15분 이상 놀이로 활동량 확보하기
- 혈액검사로 대사 질환 점검하기
저희 집 깜둥이는 7.6kg의 비만묘예요. 주인 닮아 먹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 건데....
사실 관리 중에 제일 힘든 게 간식 조절이랑 사료 조절인 것 같습니다.
제가 먹는 걸 많이 좋아해서 그런지 먹고 싶어 하는 냥이의 눈빛을 거절하기 힘들더라고요.
그래도 우리 깜둥이의 건강을 생각해서 앞으로는 노력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만성 신부전 (노령묘 흔함) *
- 잘 걸리기 쉬운 상황
- 7세 이상 노령묘
- 선천적 신장 취약묘
- 수분 섭취 부족으로 인한 만성탈수
- 만성 탈수(수분 섭취 부족)
- 나타나는 증상
- 소변 양 증가
- 체중 감소
- 식욕 저하
- 구토
- 관리 방법
- 정기 검진 (혈액/요검사)
- 신장 보호 식단
- 수분 섭취 관리
* 바로 병원에 가야 하는 신호 *
- 소변이 거의/전혀 나오지 않음
- 배뇨 시 극심한 통증
- 혈뇨
- 지속적인 구토/설사
- 급격한 무기력
- 호흡 곤란
- 발작
- 고열
여러분! 생각보다 고양이는 아픈 티를 잘 내지 않습니다.
어? 얘가 아픈가? 하고 눈치챘을 때는 이미 상당히 병이 진행된 후 일 수도 있습니다.
사실 저는 이런 식으로 처음으로 키웠었던 예쁘고 사랑스러운 고등어태비냥 여름이를 떠나보낸 지 2년이 되어갑니다..
무기력하고 잘 먹지도 않았는데 "컨디션이 좀 좋지 않은가 보다. 하루 이틀 지나면 괜찮겠지." 했는데..
고양이는 하루 이틀만 안 먹어도 바로 지방간이 온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습니다.
삼일째 되던 날 아침에 거의 움직임이 없는 상태라 바로 병원에 데려갔지만 그땐 이미 늦었었습니다.
지방간이 왔고 그게 간부전으로 이어지고 급성 신부전까지 오면서 큰 동물병원까지 가서 수백만 원을 들여 치료도 시도해 보았지만
결국 이틀 만에 먼저 떠나보내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이후로 유난이다 싶을 정도로 우리 냥이들이 조금만 이상증세를 보여도 바로바로 병원에 가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저 같은 마음의 아픔을 겪지 않도록 본 내용을 참고하여 아이들을 조금만 더 살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