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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에게 가장 치명적인 질병 * 지방간 *

by cooing0725 2025. 9. 9.

 

이전 글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저는 제 무지함과 안일함으로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처음으로 키워보았던 제 고양이 여름이를 잃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저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이 글을 적어봅니다.

고양이는 고작 하루만 먹지 않아도 치명적인 간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 사람과 달리 체질 자체가 매우 민감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반드시 이 부분을 이해하고 예방 방법이나 관리법 등을 숙지하여야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왜 위험한지, 예방 방법, 관리 방법 등을 알려드리겠습니다. 

 

 

 

* 하루만 먹지 않아도 간질환으로 이어지는 이유 *

고양이의 신체는 우리와 달리 단식에 대해 매우 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음식을 먹지 못하면 고양이의 몸은 체내에 저장되어 있는 지방을 에너지로 사용하려고 합니다.

바로 이 때 지방이 급격하게 간으로 몰리게 되는데, 여기서 문제는 고양이의 간은 지방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능력이 부족하여 지방이 간세포에 축적되면서 지방간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나 비만인 고양이는 정상 체중의 고양이보다 단식 후 더 빠르게 지방간이 발생할 위험이 크며, 고작 하루만 단식해도 간 기능이 손상될 수 있습니다.

하루 이틀의 단식이 치명적인 간 기능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정확하게 인지하셔야 합니다.

고양이의 신체는 사람인 우리보다 훨씬 더 민감하고 빠르게 반응하기 때문에, 이 조금의 단식이 간질환으로 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특히나 2~3일 정도 먹지 않는다면 지방간은 빠르게 악화되어 생명이 위험하게 됩니다. 우리 여름이가 그랬던 것처럼요...

"하루 이틀 굶어도 괜찮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은 절대 하시면 안 되고, 내 고양이가 하루라도 식사를 하지 않는다면 바로 대처를 하셔야 합니다. 시간 지체는 정말 위험합니다.

제가 자꾸 강경하게 말씀드리는건, 거듭 말씀드리지만 저처럼 후회하는 일이 없으셨으면 해서입니다.

 

 

 

 

  * 예방 방법 *

고양이는 환경 변화에 매우 민감한 편입니다.

갑작스럽게 가구 위치를 바꾼다던가, 새로운 식구가 등장한다던가, 소음이 심하게 났다던가.

우리에겐 아무것도아닌 고작 이런 일들이 고양이에게는 굉장한 스트레스로 다가와 식사를 거부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환경은 일정하게 유지해 주고, 안심하고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사료를 바꿀때도 아이가 거부감을 느낄 수 있어 기존에 먹던 사료와 조금씩 섞어가며 서서히 바꿔주셔야 합니다.

비만일 경우 지방간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적정 체중을 유지하도록 노력하셔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정기 검진도 필수입니다.

치아문제나, 위장문제 등 기저 질환들이 단식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미리미리 검진받으면서 건강을 챙겨 주세요.

 

 

 

* 지방간 증상 *

지방간이 발생하게 되면 점점 무기력해지고 더 먹지 않으며, 눈에 띄게 체중이 줄기 시작합니다. 

간 기능이 저하되면서 사람에게서도 대표적인 증상인 황달이 나타납니다.

눈의 흰자위나 잇몸이 노랗게 변하는 것이 특징인데, 저 같은 경우는 발바닥 젤리가 노랗게 변한 걸 보고 병원에 데려갔습니다.

그 밖에 구토나 탈수, 변비, 설사와 같은 증상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지방간 치료  *

지방간의 치료는 시간이 중요합니다. 시간을 지체할수록 위험하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이가 위에 적은 지방간의 증상 중에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바로 병원으로 데려가셔야 합니다.

병원에가면 수의사는 심하지 않은 경우는 식욕 촉진제나 수액 요법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결국 강제 급여(튜브 급여)를 통해 고양이의 몸에 필요한 에너지를 보충해주기도 합니다.

치료가 길어질 경우, 간 보호제나 특수 처방식을 같이 사용하여 간의 부담을 줄이고 회복을 돕는다고 합니다.

 

 

 

 

 

저번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고양이는 아픈걸 잘 숨깁니다.

저는 우리 여름이가 그냥 구석에 앉아만 있고 밥은 안 먹는 것 같은데 "그냥 컨디션이 안 좋나 보다. 하루 이틀 지나면 괜찮겠지" 안일하게 생각했습니다. 

저렇게 컨디션이 좋지 않아보이기 시작한 건 금요일이었는데, 사실 제가 사는 곳이 큰 도시가 아니기에 24시 동물병원도 없을뿐더러 주말에 1시면 다 문을 닫거든요.

24시 동물병원을 가려면 옆에 지역으로 한두시간 이동해서 가야 하는데 이런 것도 귀찮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더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괜찮아지겠지." 라구요.

월요일 오전에 아이가 발바닥이 노랗고 이젠 앉아있지도 못하고 옆으로 눕다시피 있길래 그제야 '큰일 난 건 아니겠지' 하며 병원으로 데려갔습니다.

병원에서는 지방간에 대해 설명 해주셨고, 급하게 피검사를 진행했으나 이미 간부전에 신부전까지 진행된 상태인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안타깝게도 내과 질환을 같이 전문적으로 보며 치료를 시도해 보아야 하기에 여기서는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게 없고

두 시간 거리의 다른 지역에 있는 큰 동물병원으로 연계해주셨습니다.

면허 따고 운전도 제대로 못 해본 제가 엉엉 울며 고속도로까지 달려 연계해 주신 병원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다시 피검사를 하고 아이를 입원시켜 놓고 최소 반나절은 좀 지켜보자고 하셔서 하루 종일 병원에서 대기했습니다.

그러다 일단 오늘 밤이 고비일 수 있어 입원상태로 좀 더 지켜보겠냐 하여 그러겠다 하고 다시 집으로 왔다가 다음날 다시 병원을 갔는데...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더 치료를 시도해 볼 수도 있지만 확률이 많이 높지 않다.라고 하셨습니다.

동생과 제가 여름이를 한 번 볼 수 있냐고 물어 면회를 하게 해 주셨습니다.

그 작은 유리상자 안에 강제 급여 튜브에 앞다리 뒷다리 할 거 없이 꽂혀있는 링거 줄들에 배는 복수로 빵빵하게 부어있는 여름이를 보는데 엉엉 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고작하루여도 가족도 없는 저 작은 유리상자 안에서 혼자 얼마나 아프고 무서웠을까.

그래서 우리는 집으로 데려가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혹시나 우리가 없는 사이에 혼자 멀리 떠나게 될까 봐..

떠나더라도 가는 순간만큼은 꼭 안아주고 있고 싶어서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복수가 계속 새어 나와 강아지 배변패드를 깔아놓고 침대에서 계속 사랑한다고 말하며 지켜보았습니다.

집으로 온 지 하루 만에 결국 여름이는 제 곁을 떠났습니다.

내 탓이라고.. 내가 병원만 바로 데려갔어도 이렇게 안 보냈을 텐데.. 여름이 생각이 날 때마다 자책합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눈물이 펑펑 흐르고,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저는 제 무지함과 안일함으로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제가 처음으로 키워보았던 제 고양이 여름이를 잃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저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이 글을 적어봅니다.

아래는 우리 여름이의 사진입니다. 천사 같죠? 

여름아 거기서는 우리 가족 생각하지 말고 그냥 신나게 놀기만 해. 사랑해 여름아